오버사이즈 테일러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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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사이즈 테일러링

2025 S/S·

OVERVIEW

클래식한 정장 실루엣에 여유로운 핏을 더한 현대적 테일러링 트렌드

2025년 패션계는 오버사이즈 테일러링이라는 흥미로운 역설 앞에 서 있습니다. 정장의 정제된 구조와 오버사이즈의 자유로운 실루엣, 언뜻 상충되는 이 두 요소의 만남은 현대 패션의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파리, 밀라노, 뉴욕의 2025 S/S 컬렉션을 관통한 이 트렌드는 단순한 스타일링 기법을 넘어, 현대인의 삶과 가치관을 반영하는 문화적 현상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전통적으로 테일러링은 "핏(fit)"의 예술이었습니다. 몸에 꼭 맞는 실루엣, 어깨선의 정확한 위치, 허리의 적절한 강조는 좋은 정장의 필수 조건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오버사이즈 테일러링은 이러한 관습에 대담히 도전합니다. 어깨선은 본래 위치보다 5-8cm 내려가고, 재킷의 길이는 전통적인 것보다 길어지며, 바지의 여유는 더욱 넉넉해집니다. 하지만 이는 결코 형태를 잃은 옷이 아닙니다. 오히려 더욱 정교한 패턴 제작과 원단 선택을 요구하며, 여유로움 속에서도 구조를 유지하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합니다. 한국 패션계는 이 트렌드를 독특하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우영미는 20년 넘게 축적해온 남성복 테일러링 노하우를 바탕으로, 클래식한 구조는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편안함을 더한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특히 2025 F/W 컬렉션에서 선보인 오버사이즈 더블 브레스트 재킷은 전통적인 남성복의 권위를 유지하면서도, 넉넉한 실루엣으로 새로운 세대의 감성을 담아냈습니다. 마뗑킴은 여기에 한국적 감성을 더했습니다. 과감한 컬러 블로킹과 비대칭 디테일을 오버사이즈 정장에 적용하며, 단순히 서구 트렌드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K-패션만의 독창적인 해석을 제시했습니다. 이 트렌드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스타일의 변화를 넘어서,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와 하이브리드 워크가 일상화되면서, 사람들은 "편안함"과 "전문성"을 동시에 추구하게 되었습니다. 오버사이즈 테일러링은 바로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킵니다. 화상 회의에서는 전문적으로 보이면서도, 실제로 입었을 때는 집에서처럼 편안합니다. 또한 젠더 중립적인 실루엣으로 남녀 구분 없이 착용할 수 있어, 다양성과 포용을 중시하는 MZ세대의 가치관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스타일링 측면에서도 오버사이즈 테일러링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제공합니다. 정장 스타일로 완벽하게 차려입을 수도 있지만, 스니커즈와 매치하여 캐주얼하게 연출하거나, 후디와 레이어링하여 스트리트 감성을 더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유연성은 현대 패션의 핵심인 "하이-로우 믹스(high-low mix)" 트렌드와도 완벽히 부합합니다. 명품 테일러드 재킷을 데님과 매치하거나, 빈티지 바지를 고급 셔츠와 함께 입는 식의 자유로운 스타일링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글로벌 패션 위크에서도 이 트렌드는 주요 테마로 자리잡았습니다. 발렌시아가는 극단적으로 큰 실루엣의 수트를 선보이며 테일러링의 한계를 실험했고, 프라다는 절제된 오버사이즈로 우아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더했습니다. 한국 디자이너들은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를 단순히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의 체형과 스타일링 선호도를 고려한 "K-오버사이즈 테일러링"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서구의 극단적인 오버사이즈와 아시아의 슬림 핏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점을 찾아내며, 글로벌하게 통하는 동시에 한국적인 미감을 담은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2025년 이후에도 이 트렌드는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점차 더 정교하고 세련된 방향으로 진화할 것입니다. 단순히 크기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소재의 선택, 디테일의 배치, 비율의 조정 등 더욱 섬세한 디자인 요소들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또한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오래 입을 수 있는 타임리스한 디자인으로서의 오버사이즈 테일러링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행을 타지 않는 클래식한 구조에 현대적인 실루엣을 더한 이 스타일은, 빠르게 변하는 패스트 패션에 대한 대안으로서도 큰 의미를 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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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링#오버사이즈#정장#컨템포러리